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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2009년주5일제
◆ 홍종호> 다음 이슈 들어가 볼까요?
◇ 최서윤> 줄타기 외교 택한 인도? 14억 시장, 어디를 향할까?
이번에는 눈을 넓혀서 국제 정세를 이야 별내신도시 기해 보겠습니다. 8월 말에 인도와 중국이 화해 분위기로 들어섰다는 이야기가 짧게 나왔죠. 인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과 뉴델리의 관계는 굳건하다고 생각했는데 균열이 생기고 있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죠. 그래서 인도 모디 총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어요. 사진 한 장 보시죠. 흥미로운 사진이에요.
◆ 홍종호> 수협 독도사랑 푸틴 대통령, 모디 총리, 그리고 시진핑 주석까지 다들 웃고 있네요.
◇ 최서윤> 네. 모디 총리가 가운데 있는 게 인상적입니다. 9월 1일에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공개석상에서 세 정상이 모여서 담소 나누는 장면이에요. 상하이협력기구 이후에 바로 중국 전승절 신협 담보대출 행사가 열렸어요. 세계 언론이 많이 주목했는데 그때 북중러 연대를 연출, 과시했잖아요. 그런데 북중러 3국이 모인 것 못지않게 놀라운 장면이 중국, 러시아, 인도의 밀착입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이 장면에 대해, 상징적 수준을 넘어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견딜 수 있는 거대한 경제적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 홍종호>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맞대고 있어 늘 분쟁이 일어났던 지역이죠. 그래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인도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여겨졌었어요. 제가 2년 전에 인도에 갔더니 '점점 더 가까이'라는 것이 전체 콘퍼런스의 표어였어요. 중국과는 어차피 사이가 좀 그렇고 미국은 워낙 중국과 관계가 안 좋으니 우리 인도는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더 가까이서 함께하겠다는, 디퍼 인디아(Deeper India)와 같은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게 2년 전, 2023년 봄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참 알 수가 없다는 게, 그사이에 또 저렇게 중국과 인도가 가까워진 거예요. 지정학적 변수들이 너무 많은 거죠.
인도는 세계 인구 1위에다가 경제성장률도 얼마나 높습니까? 중국도 5%가 안 되는데 올해 인도는 7.4%, 7.8%를 1분기, 2분기 각각에 찍었어요. 전 세계의 공장입니다. 인도가 인구도 많고 경제 성장률도 높고 기후 문제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나라니 전 세계의 관심이 인도에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또 거대한 소비국 아니겠습니까?
◇ 최서윤> 거대 시장이죠. 인도, 러시아, 중국 이 세 국가를 지금 기후로운 경제생활에서 다루는 이유는 이 세 나라를 묶어주는 매개로 꼽히는 것이 에너지이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좋았는데 균열이 시작된 바로 그 지점도 에너지거든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면서 균열이 시작된 거예요. 인도가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별로 안 했었다고 해요. 그런데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뒤에 인도 원유사들이 러시아 원유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2025년에는 인도 원유 수입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게 된 거예요. 거의 절반 가까이 올라갔죠.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불만이 있었나 봐요. 트루스소셜에 '러시아 전쟁 기계에 의해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는데 인도가 이득을 봤다'라는 글을 올렸어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가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는 것에 대해 제재성 관세를 부과했죠.
관세율이 높아요. 기본 관세 25%에 제재성 관세 25%를 더해 총 50% 상호 관세를 지난달 27일부터 부과하기 시작했어요. 아시아 내 최고치죠. 인도가 여기에 불만을 품었잖아요. 그래서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나선 겁니다. 중국하고 2020년에 무력 충돌이 크게 있었죠. 국경 분쟁이 크게 있어 사이가 안 좋았는데 5년 만에 국경 무역 재개했고요. 여객기 운행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게 아까 그 사진, 9월에 참석한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연출한 세 정상의 모습인 겁니다.
◆ 홍종호> 네. 인도에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나서 인도는 어떻습니까?
◇ 최서윤> 인도 재무부의 수석 경제고문이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인도 GDP가 최대 0.6% 감소할 것이라 전망을 내놨어요. 그리고 초고율의 관세가 내년까지 지속되면 당연히 위험성이 더 클 수밖에 없겠죠. 인도의 의류나 보석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 정부도 철저히 내수에 대해 조처하고 있어요. 소비세도 인하하고요. 인플레이션도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아까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얘기하셨는데 약간 타격을 받아도 6% 중반 정도까지는 성장률을 방어할 수 있을 거라는 예측이 나오더라고요.
흥미로운 점은 주식시장 방어가 잘 됐다고 해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인도 주식시장 특징이 외국인 비중이 낮은 편인 것이라 합니다. 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30% 정도 되는데 인도는 16% 정도라고 해요. 인도 증시에는 충성스러운 개미 투자자가 1억 명 넘게 참여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대외의 영향을 조금 덜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관세가 부과되고 나서 외국인들이 인도 증시에서 돈을 빼기는 했지만, 인도 중산층이 워낙 탄탄하고 경제 성장과 함께 금융 부문이 발전해서 8월 말 관세 부과된 다음에도 별다른 증시 변동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투자 매력은 조금 떨어졌잖아요. 미국이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이라 노동집약적 소규모 제조업 산업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인도로서는 나름 대책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 최서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고 미국이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 여파가 원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요. 인도 원유 구매자들이 관세가 무서우니까 러시아산 대신에 중동산 원유를 주문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런데 이 빈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러시아 원유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거예요. 러시아로서는 인도 고객들도 계속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가뜩이나 할인가에 판매하던 유가를 더 내렸다고 해요. 그래서 미국이 제재성 관세를 부과한 다음에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더 늘었어요. 원유 공급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 홍종호> 가격이 내려가니까 더 많이 공급하는 거군요.
◇ 최서윤> 네. 그래서 월스트리트저널이 관세 부과가 오히려 석유 암시장을 정교화하는 역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했습니다.
◆ 홍종호> 트럼프는 젊었을 때부터 미국 경제를 위해 관세를 더 강하게 매겨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대통령이 돼서 그걸 실현하려고 하고 있죠. 그 관세전쟁 발 파급력이라는 게 정말 모든 분야, 모든 나라에 다 미치는 것 같아요. 원유에도 그렇고 주가에도 그렇고요. 많은 나라들이 수입을 어디서 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고요. 심지어 인도가 미국과 가까운 것 같더니 관세를 세게 매기니까 중국과 가까워져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요. 트럼프 정부가 그 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세계를 뒤흔들고 있네요. 거기다 합종연횡까지 일어나고 있는 걸로 보이네요.
◇ 최서윤> 빠르게 계속 살펴봐야 해 변화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인도 전략이 흥미로워요. 인도가 중국과 완전히 붙어서 중국의 대미 비판 메시지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건 또 아니에요. 인도가 원래 비동맹 외교 노선을 취해 왔지만, 한동안 트럼프랑 모디가 친하게 지내면서 인도가 비동맹 외교를 포기했나 하는 분석도 나왔어요. 그런데 다시 비동맹 외교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해요. 모디 총리가 전략적으로 움직였어요.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에 참석한 다음 중국 전승절 열병식은 직접 참석하지 않았어요. 이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보이고요.
그다음에 현지 시각으로 이번 주 월요일에 긴급으로 브릭스(BRICS)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열렸다고 해요.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참여하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참석했는데 모디 총리는 외교부 장관을 대리 참석시켰어요. 전략적이죠. 이 브릭스 화상 정상회의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압박에 저항하는, 즉 저항 전선을 형성하는 목적으로 급조된 거라고 해요. 여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에 전략적인 행동으로 평가됩니다.
◇ 최서윤> 브릭스 회의에서 인도 외교부 장관이 이렇게 말했어요. 무역 장벽을 높이고 거래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 조치랑 비 무역 문제를 연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낸 거잖아요. 그런데 '인도의 가장 큰 적자는 브릭스 국가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고 있다'라는 말도 했어요. 중국에도 화살을 겨눈 거예요. 인도가 중국에서 무역 적자를 많이 보고 있다고 하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또 중국에 항의할 수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미중 양국에다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외교의 폭이 넓다는 게 부럽더라고요.
◆ 홍종호> 지정학적 안보 관점에서 인도는 미국하고 가깝잖아요. 쿼드(Quad)라는 4자 협의체도 있고요. 생각해 보면 아시아의 거대 두 강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다고 할 때 이 둘의 밀월 관계가 오래 간다는 건 역사적으로 볼 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 최서윤> 맞습니다. 중국이랑 인도는 중간에 파키스탄과의 관계도 있고, 영토 분쟁도 있고, 제조업 경쟁까지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한 팀이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인도에 중국이 필요한 이유 하나가 확실히 있다고 해요. 에너지 전환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도가 세계 다른 나라보다 많이 늦어요. 2070년에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 홍종호> 인도는 석탄 화력 발전이 전체 전력 공급의 2/3일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 최서윤> 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고 인구도 많잖아요. 그러면 이 인구가 다 쓸 수 있는 저렴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비율을 늘려 가는 게 중요한 과제인데 그러려면 기술이 필요하잖아요. 그 해법이 중국인 거죠.
◆ 홍종호> 중국이 태양광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제일 잘 하고 있으니까요.
◇ 최서윤> 예. 그래서 블룸버그가 인도와 중국이 조용히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라고 평가했어요. 민간 부문에서 얼마 전 인도의 다국적 기업 그룹 아다니의 회장이 중국 CATL 임원진을 만나러 중국을 방문한 뉴스가 있고요. 중국 BYD랑 배터리 제조 협력 가능성 예비 협상도 진행했다고 합니다. 탄소중립이라는 게 하나의 당위적인 목표로도 볼 수 있지만, 탄소중립을 통해서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산업이 성장하니 이것을 하나의 시장으로도 볼 수도 있죠.
◆ 홍종호> 전형적인 환경 이슈이자 시장 이슈, 경제 이슈죠.
◇ 최서윤> 인도가 중국을 시장의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인도의 산업적 전망이 중국 기술 접근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전자전기 장비, 희토류와 같은 부분에 있어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가 있다고 해도 경제적인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파트너가 되는 거죠. 에너지 전환을 하려면 전기차 배터리, 청정 전력 저장장치 등이 필요하니 인도가 중국의 기술을 앞으로 더 필요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중국에도 인도가 인구도 많고 하니 잠재력 있는 소비 시장일 수밖에 없어요. BYD가 인도 시장의 최대 40%를 점유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차도 인도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의 대안으로 인도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요. 국세청 자료를 보니까 작년 우리나라 법인 최대 투자처가 인도더라고요.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도 인도 시장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요. 앞으로 중국과 인도가 거리를 뒀다가 좁혔다 하는 국제 정세의 움직임을 우리나라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홍종호> 인도라는 나라가 성장률도 높지만 그만큼 탄소 배출량도 세계 3위 수준으로 많은 나라예요. 탄소 배출 증가율은 세계 1위입니다. 2023년에 탄소 배출량이 7% 증가했어요. 그만큼 인도는 시장과 환경, 기후의 관점, 탄소의 관점 등 여러 면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나라고요.
제가 2년 전에 인도에 갔을 때 모디 총리가 그 학회에 영상 축사를 했거든요. 그때 2045년, 2050년도 아니고 2047년이 되면 인도는 개도국을 탈피하겠다고 했어요. 왜 2047년을 콕 찍었는지가 굉장히 궁금했었어요. 그만큼 인도도 앞으로 잘 살고 싶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앞으로 탄소 배출을 많이 하면서 잘 사는 건 힘든 세상이 된 거죠. 성장을 유지하지만, 지금처럼 석탄 화력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사용하지는 않고 앞으로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자 탄소 배출로 인해 주목을 받았다면 앞으로는 우리가 인도를 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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